티볼리 하나로 버티는 쌍용차의 치열한 고군분투

2019-07-31 10:42:34



티볼리만 믿는 쌍용, 위아래 두 모델로 맞붙는 현대와 기아
가솔린 컴팩트 SUV의 가격대별 모델 구성은?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특정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보는 방법 중에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것은, 특정 세그먼트에 몇 종의 차가 있고 단기간 안에 얼마나 많은 새차들이 쏟아져 나왔는지 세보는 것이다. 단연 눈에 띄는 분야는 SUV이고 그 중에서도 컴팩트 SUV다. 한국GM의 트랙스에서 시작해 르노삼성 QM3로 이어지며 붐이 일었고, 쌍용 티볼리가 런칭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실 누가 저 작은 SUV에 준중형 승용차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구입할 것인가 의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SUV 유행은 세계뿐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도 휩쓸었다. 특히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까지 데뷔하면서 국내 5개 회사가 모두 판매하는 또 다른 세그먼트가 되었다.

실제로 2018년 1~6월까지의 SUV 판매는 222,180대로 이중 컴팩트 SUV는 69,912대였다. 올해 같은 기간 동안 SUV 판매는 242,930으로 늘었으며 컴팩트 SUV도 70,351로 소폭이나마 늘었다. 실제로는 대형급과 준중형급 SUV가 늘며 시장을 키운 셈이지만, 소형과 준중형 승용차의 동기간 판매가 2018년 70,863대에서 2019년 60,470으로 줄어든 숫자가 컴팩트와 준중형급 SUV의 판매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컴팩트 SUV는 길이 4400mm 이하의 차들을 기준으로 삼았다. 브랜드 별로 보면 현대가 베뉴와 코나를, 기아가 스토닉과 셀토스를 판매한다. 물론 기아에는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니로가 있지만 가격대와 접근하는 고객층이 다르고, 쏘울도 은근히 SUV에 끼어 넣고 있지만 실제로는 승용 해치백에 가까워 SUV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쉐보레는 트랙스, 르노삼성은 QM3 단일 모델을 팔고 있다. 쌍용 같은 경우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가 있는데 차체 크기만으로 보면 길이 4480mm인 티볼리 에어는 위급 코란도와 길이에서 10mm만 짧고 심지어 키는 5mm가 크다. 때문에 컴팩트급으로 분류하기는 애매해 제외했다.



이들의 가격대는 어떨까? 각각의 모델마다 세그먼트에서, 혹은 브랜드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의 범위도 달라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격표에 구분된 트림의 기초 가격은 물론이고 선택 가능한 옵션을 꼼꼼하게 나누어 봐야 한다. 기본 트림의 가격 범위보다 옵션을 넣었을 때의 가격 폭이 더 넓다면,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게 주는 것이 되지만 생산 원가는 올라간다. 때문에 적당한 수준이상의 판매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상품 구성이 된다. 만약 QM3 같은 도입 모델이라면 더욱이나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여기에 대체재가 없이 하나의 모델만으로 다른 회사의 두 개 이상의 모델 경쟁하는 경우 기본 모델의 가격 폭을 더 낮추기 위해 다양한 사양을 빼거나 넣는 경우가 생긴다.



우선 가솔린 모델들의 기본 트림의 가격대를 살펴보자. 디젤 모델만 있는 QM3를 제외하고, 현대 베뉴부터 기아 셀토스까지 가격대는 위 그림과 같다. 액면가를 기준으로 할 때 확실하게 낮은 베뉴를 제외하면 스토닉과 티볼리, 트랙스의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토닉이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것에 비해 베뉴, 티볼리와 트랙스는 6단 수동 변속기를 달았다. 때문에 같은 자동변속기로 비교하면 티볼리는 1838만원로 213만원, 트랙스는 1792만원으로 167만원 차이가 난다. 물론 여기에서도 달라지는 사양을 비교해야 한다. 티볼리와 트랙스는 모두 터보 엔진으로 각각 최고출력이 163마력/140마력이지만, 베뉴의 1.6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123마력, 스토닉의 1.4L MPI 엔진은 100마력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가솔린 2WD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티볼리 1360kg, 트랙스 1365kg으로 1165kg인 스토닉이 200kg 정도 가볍다. 베뉴의 17인치 휠 모델은 1215k으로 역시 앞 두 차에 비해서는 150kg 정도 가볍다. 무게를 따졌을 때는 비슷한 성능을 낼 것 같지만, 실제로 차의 가속성을 결정하는 최대 토크가 티볼리 26.5kg.m, 트랙스 20.4kg.m인 것에 비해 베뉴는 15.7kg.m로 큰 차이가 없지만 스토닉은 13.5kg.m여서 현저하게 떨어진다. 승차 인원과 짐이 적을 때는 덜할지 몰라도 누구나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격표로는 보이지 않지만 성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자동변속기만 있는 코나와 셀토스는 상대적으로 시작 가격이 높은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낮은 트림과 최상위 트림 사이의 가격 차이로 셀토스가 515만원, 티볼리 517만원, 코나는 521만원으로 거의 비슷하고 트랙스가 48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폭이 좁다. 앞의 세 모델이 다양한 사양을 갖추고 더 넓은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반면 트랙스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 된다. 단순히 가격이 높고 낮은 것을 떠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고객층을 끌어들일 힘이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반면 코나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옵션에 따라 가장 많이 팔릴 중간 트림의 상품 구성을 나눠 같은 모던 트림 안에서도 팝/테크/아트의 세 가지를 같은 가격으로 운영하고 있다.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은 일단 코나를 보러 온 사람이 다른 모델로 눈을 돌리지 않고 셋 중 하나를 고르게 만드는, 그래서 판매량을 유지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으로 해당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모든 옵션을 넣은 가격대 그래프는 더 재미있다. 베뉴는 최근 현대차가 그러하듯 모든 사양을 더한 플럭스 트림을 넣었다. 기본형인 스마트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하면 가격은 1816만원으로 올라가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티볼리/트랙스가 수동 변속기이고 전방 충돌 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가격 차는 더 벌어진다. 물론 차체가 크고 실내 공간이 넓은 것과 출력이 높은 파워트레인은 차이가 나지만 과연 이 차를 사는 사람들이 마력수와 토크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면 딱히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다.



스토닉은 1625만원인 디럭스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83만원), 컨비니언스(하이패스, 인조가죽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1열 열선 시트 등, 59만원), 스타일(17인치 휠타이어, 안개등, LED 주간주행등 등, 54만원), 후측방 충돌 경고(39만원), 후방카메라가 포함된 스마트 디스플레이(49만원)까지 모두 더하면 윗급인 트랜디 트림(1810만원)을 넘어서는 1909만원이 된다. 이상할지 모르지만, 사실 트랜디 트림부터는 1.0T 엔진과 7단 DCT를 선택할 수 있다. 결국 기본형은 모든 옵션을 다 선택하기보다 한두 가지 정도를 제외하고 입문용으로 구성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최저-최고 모델 사이의 가격 차이도 2WD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할 때 베뉴 383만원, 스토닉 420만원 등이 상대적으로 폭이 좁고 트랙스 649만원, 코나 659만원, 셀토스 691만원 등 비슷하지만 티볼리는 최저 1938만원-최고 2790만원이 되어 가격차는 852만원으로 매우 넓다. 결국 쌍용차는 현대/기아차의 투 트랙 전략(베뉴-코나, 스토닉-셀토스)에 티볼리 하나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폭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코나, 셀토스와 티볼리 모두 전 트림에 177만원을 더하면 전자식 AWD를 더할 수 있어 조건은 같아진다.



가격 분포로 따진 컴팩트 SUV 시장은 모델별로의 역할이 분명하게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은 티볼리 안에서 필요한 옵션을 구성해 가격을 확인해 보는 것도, 값이 싼 스토닉과 상대적으로 고가인 셀토스 사이에서 사양에 따라 차를 만들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선호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은 그야말로 개인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필요에 의한 결정은 꼼꼼한 상품 비교에서 최선의 선택이 나온다. 기본 가격대를 결정하고, 개인에게 맞는 혹은 꼭 있어야 할 사양들을 고르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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