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고속도로 역주행, 어떻게 피해야 할까?

2019-07-24 09:50:20

의외로 종종 발생하는 역주행, 그 행동 요령

“역주행 사고는 여러 이유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고속도로 역주행은 특히 피해가 크다. 역주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행동 요령이 필요하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역주행’이라는 단어는 여러 상황에 쓰이는데 부정적 어감이 강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잘나가던 차나 브랜드가 갑자기 판매가 줄어들거나 세력이 약화할 때 ‘역주행’이라는 단어를 쓴다. 간혹 좋은 의미를 담기도 하는데, 신차 효과도 끝나고 판매 하락세가 이어지던 모델이 뒤늦게 판매가 늘어날 때다.

도로에서 역주행은 절대 쓰이지 말아야 할 단어다. 모두 한 방향으로 달리는 데 반대로 달리는 차가 나타나 사고를 유발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면충돌일 확률이 높아서 더욱 위험하다. 상식적으로 어떻게 반대로 달리겠냐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역주행은 많이 일어난다.

역주행이 일어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도로 구조상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거나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서 들어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들어간다. 일방통행 도로에서 바닥 표시가 지워져 보이지 않는 바람에 진입하기도 하고, 초행길에 도로 구조가 익숙하지 않아서 길을 잘못 든다. 고속도로 진출입로나 휴게소에서 방향을 헛갈려 반대로 들어간다. 복잡한 통행 방법을 몰라서 의도와 다르게 역주행을 하기도 한다.



범행 차가 도주할 때 경찰차를 따돌리기 위해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고, 막히는 길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차가 적은 반대쪽으로 달리는 일도 일부지만 발생한다. 마트 주차장에서 출입구를 혼동해 반대로 달리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부러 역주행하는 사람도 있다. 상식적으로 역주행이 왜 일어나는가 싶지만, 실수든 고의든 역주행은 주변에서 의외로 종종 발생한다.

역주행은 전부 위험하지만,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다. 골목길은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상대 차를 인식해 대처하기 쉬운 편이고,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는 실수로 차선을 넘더라도 다시 복귀할 공간 여유가 있다. 고속도로는 다르다. 중앙분리대가 있어서 차를 돌려 되돌아가기도 힘들다.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역주행 차를 발견하기 쉽지 않고 발견해도 피하기가 어렵다.

중앙분리대가 있고 진출입로를 구분해놨는데 왜 역주행을 할까? 잘못 들어갔다고 해도 주변에 달리는 차를 보면 자신이 역주행하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지 않을까? 통계에 따르면 역주행 사고 원인의 절반은 음주다. 운전자가 음주 상태라 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음주 외에도 고령 운전자가 판단력이 흐려 역주행을 하기도 한다. 견인차가 사고 현장에 일찍 도착하기 위해 역주행하는 일도 가끔 생긴다.



역주행은 장시간 장거리에 걸쳐 발생하기도 한다. 역주행 중이어도 주변에 차가 없다면 자신이 역주행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도로공사나 경찰이 제때 발견해서 조처를 하지 못하면 역주행이 오래 이어진다. 음주 등으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면 역주행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자신이 역주행 하는지 알면서도 출구를 찾아가기 위해 계속 달리기도 한다.

각 지자체에서 역주행을 막기 위해 시설을 개선하는 등 조처를 하지만 역주행 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잊을 만 하면 대형 역주행 사고가 터진다.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는 해마다 10건 정도 일어나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4, 5명에 이른다. 치사율도 일반 교통사고보다 두세 배 높다.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건수까지 합치면 역주행 수는 더 많아진다. 인터넷에 역주행 목격 블랙박스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체감 역주행 수는 더 많아졌다.

지난해 택시를 타고 가던 30대 가장이 역주행 차 사고로 목숨을 잃어 큰 사회 문제가 됐다. 올해 들어서도 역주행 뉴스는 계속해서 터져 나온다. 조현병 운전자가 역주행해 본인과 동승자 및 상대편 사고 차 예비 신부가 목숨을 잃은 사고, 80대 운전자가 휴게소에서 나올 때 진행 방향을 착각해 20km나 반대로 달린 일, 현역 하사가 만취 상태로 36km 역주행한 일 등 크고 작은 역주행 사고가 일어났다.



역주행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정해진 내용도 없고 알려주는 곳도 드물다. 모르고 역주행을 하는 자동차나 마주친 자동차 모두 당황해한다. 시설 개선 등 예방을 위한 조치도 계속해야겠지만 도로에서 대처도 중요하다. 고속도로에서는 출구를 지나쳤어도 절대 차를 돌리면 안 된다. 다음 나들목까지 그대로 주행해야 한다.

본인이 역주행 중인 걸 인식하면 전조등과 비상등을 켜고 신속하게 갓길에 차를 세운 후 경찰이나 도로공사에 상황을 알리고 대기한다. 역주행 차를 발견하면 사실상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역주행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거나 야간이라 눈에 잘 띄지 않으면 더욱더 피하기 힘들다. 역주행 차가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미리 발견하거나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속도를 줄이고 비상등을 켜고 한쪽으로 차선을 바꾸는 등 대처가 필요하다.

역주행 차와 발견한 차들이 서로 피해 가는 방법을 정하고 익숙해진다면 역주행 피해도 줄일 수 있다. 긴급자동차가 지나갈 때 주변 차들이 알아서 길을 터주듯이, 역주행 차가 등장했을 때 행동 요령을 익혀야 한다. 고속도로 역주행은 다른 사고에 비해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주요 사고의 한 종류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역주행이 일어나지 않는 도로 환경 조성도 필요하고 운전자도 역주행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만에 하나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행동 요령이 필요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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